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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볼펜의 흐름, 제브라 스라리.


몇일전, 9월 18일. 제브라의 한국 공식 에이젼트인 짐모아社에서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제품 발표회를 했습니다.
전자기기도, 아니면 명품 가방도 아닌 필기구를 소개하는 발표회는 최초였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느낀 새로운 변화를 지금부터 여러분께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스라리'입니다.


한국에 많은 관심과 열정을 가진 제브라는 에어피트 라이트, 클립온 멀티 K 등 여러가지 한국 특화형 제품을 생산하는데 이어,
스라리의 해외 시장에 대한 출사표를 한국에서 던졌습니다.


스라리의 이름은 스라스라 라고 하는 일본어에서 따왔습니다.
스라스라라는 단어는 거침없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모양을 의미하는 부사입니다. 단순하게 말하자면  줄줄. 술술. 척척. 이라는 뜻이지요.
단어의 뜻처럼, 술술 써지는 펜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비슷한 예는 사라사의 さらさら가 있겠네요. 둘다 비슷한 뜻인데, 다음 세대의 펜은 어떤 이름이 될지 궁금합니다:)


스라리의 외관을 처음 봤을때 느낀점은 '가격에 비해 싸보인다.'였습니다.
제브라사의 타프리 클립과 비슷한 컬러링, 그리고 투명한 바디가 그 이유였죠. 그래서 실제로 보기 전에는 많이 걱정했습니다. 나름 유성볼펜계의 황제, 제트스트림을 노리는 제품인데, 이렇게 초라해보이면 어쩌나.. 하면서요.


그러나 실물을 보게 되자, 제 생각은 기우였단것을 깨달았습니다.
생각보다 스라리의 제품 마감은 훌륭했고, 
6면컷팅을 하여 바깥은 둥그렇지만 안이 6각형으로 깍이여 각도에 따라 다른 모습이 더욱 고급스러운 외관을 만들어줍니다.


스라리는 총 3가지 심굵기 (0.5 / 0.7 / 1.0)으로 나오고
9가지의 잉크 색상이 있습니다. 일단 기본적인 흑/ 청 / 적 색상이 있고.
꾸미거나 할때 사용하는 형광보라 / 형광파랑 / 형광초록 / 형광노랑 / 형광주황 / 형광핑크 색이 있습니다. (형광시리즈는 0.7mm에 한합니다)

또한 0.5mm와 0.7mm에 한해 다크블랙 / 라이브블루 / 라이트핑크 색상의 바디도 생산되어 다양한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수 있을것 같더군요.


짜잔~ 이게 다크 블랙 색상의 바디입니다. 완전 고급스럽죠? +ㅅ+





우선 스라리의 그립은 고무 그립입니다. 경쟁제품인 제트스트림보다 딱딱하다는 느낌이 있고, 또 코팅이 좀 되어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제트스트림의 경우 몸체가 굵어서 글씨 쓸때마다 손이 아팠는데, 스라리의 경우에는 적당한 굵기라서 아주 맘에 들더라구요. 또한 3줄의 곡선으로 미끄럼 방지 효과를 노렸습니다...만 땀나면 뭐 소용없습니다-_-;; 전체적으로 무난한 그립같습니다.


스라리의 클립으로 가보면
제브라의 제품이라는것과, 스라리라는 제품명이 고딕한 느낌으로 깔끔하게 프린팅 되어있습니다.
그 뒤에는? 어라. 많이 본 마크 아닌가요?

Eco-Friendly 마크인데요, 그린 구입법 적합 상품으로 플라스틱 중량의 66%를 재생 플라스틱을 사용하여 환경을 생각했다고 합니다. 또한 전체 제품 중량의 71%를 재생 재료로 만들어 에코 마크까지 받았다고 하는데요, 친환경적인 제브라. 좋습니다:)





제품의 오른쪽에는 이상한 물방울 같은 모양이 있습니다.
바로 '에멀젼 잉크'라는 표식입니다.

에멀젼 잉크는 제브라에서 2005년부터 개발해 무려 5년간 개발하여 이제야 시중에 보이는 잉크인데요,
주요 개념은 간단합니다
'물과 기름을 섞으면 어떤 잉크가 될까요?'

대부분의 우리가 쓰는 '하이테크, 시그노, 사라사'같은 펜들은 '수성 겔잉크' 펜이고, 다들 잘 아시는 '제트스트림, 모나미 153볼펜'등은 유성 볼펜입니다.

수성 겔 잉크의 경우에는 필압이 낮아도 잘 쓸수 있으며, 필기선의 가장자리가 매끄럽고 깨끗합니다. 또한, 안료라서 내광성이 강하지요. 그렇지만 필압을 강하게 주면 잘 써지지 않고, 잉크가 잘 마르지 않으며 잉크 소모량이 많습니다.

그에비해 유성은 필기선이 곧바로 마르며, 잉크의 소모량이 적습니다. 그렇지만 필압을 주지 않으면 잘 쓸수 없으며, 묵직한 느낌으로 인해 싫어하시는 분도 많으시죠.

그래서 탄생한 잉크가 에멀전 잉크입니다. 에멀젼 잉크는 유성과 수성을 장점을 모두 결합한. 현재로서 가장 완벽한 잉크라고 볼수 있겠는데요, 필압을 줘도,안줘도 잘 쓸수 있으며, 필기선이 빨리 마르고 선명합니다.
 
크게 에멀젼 방식은 2가지가 있습니다.
물 안에 기름방울을 분산시키는 수중 유적형 (O/W) .
기름 안에 물방울을 분산시키는 유중 수적형 (W/O)가 있는데, 스라리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W/O 방식의 잉크를 사용했습니다.

그 결과 자사 실험기준 최저의 마찰계수를 만들수 있었으며, 이 결과는 타사의 펜보다 낮은 마찰계수입니다.


<클릭시 확대됩니다> 확대해서 확인해주세요.
*본 테스트의 결과는 사용자의 필기습관, 필압에 따라 달라질수 있습니다.

0.7mm는 역시 최곱니다. 제트스트림과 비교헀을때 필적이 더 선명합니다. 필압에 대한 관용도도 높은편이며
또한 비교적 번들번들한 제트스트림에 비해 비교적 침착한 색감을 보여주고 있는 스라리입니다.


0.5mm의 경우에는 제트스트림보다 부드러움을 절제한 느낌입니다.
0.5mm의 제트스트림은 '부드럽다 못해 미끄러진다'라는 느낌이 있었는데, 스라리의 경우에는 적당히 꺼끌꺼끌한 느낌으로 사용자의 요구에 잘 응해줍니다. '부드러운것'을 원하시는 분께는 조금 아쉬울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필기용으로는 스라리가 훨씬 나을것 같습니다. 스라리를 통해 유성볼펜과 겔 잉크 볼펜의 장벽이 깨지길 바랍니다.
 
새 잉크에 맞추어 펜 촉도 새롭게 개발했다고 하는데, 그 말이 거짓이 아닌것 같습니다. 그 내용에 대해서는 글 하부의 QnA를 통해 확인해주세요.


스라리의 펜 심은 제브라의 특성답게 리필이 가능합니다.


위쪽이 제트스트림 0.7의 잉크고, 아래쪽이 스라리의 잉크입니다.
둘다 새것임을 감안할때, 스라리의 잉크가 조금 더 얇지만 그만큼 더 많이 들어있습니다. 그렇게 잉크량 차이가 많이 나진 않는것 같습니다.


이상 스라리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봤습니다.
현재 유성볼펜 시장에서 1위는 단연코 제트스트림 일것입니다. 문구류에 관심있는 사람이든, 문구류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든 모두들 제트스트림~ 하면 '세계에서 가장 부드러운 볼펜'이라는 명칭하에 기억하고 있으니깐요.

그러나, 이제 그 시대에 변화를 이야기 할수 있을만한 펜이 나타났습니다.
한국 브랜드가 아니라는건 아쉽지만 그래도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선택 범위가 생겼다는것은 좋은 일입니다.

세계 최초의 W/O형 에멀젼 잉크를 탑재한 스라리, 그 스라리가 이제 새로운 볼펜계의 태풍의 눈이 되려 하고 있습니다.
1500원. 생각보다 이뻐보이지 않는 바디에 그만한 돈을 투자하기엔 아까워 보일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한번 사보시면 그 생각이 바뀌게 될것입니다. 새로운 유성볼펜의 패러다임. 스라리를 주목하세요:)



다음은 스라리 팜플렛에 포함되어있는 개발 담당자에게 묻는다! 에멀젼 잉크가 만들어지기까지... 라는 내용입니다.

Q1. 새 잉크 연구에 들인 시간은?
에멀젼 잉크의 개발은 발매까지 생각하여 약 5년의 기간이 소모되었습니다.
처음에는 한사람의 연구에서 시작하였지만, 후에 점점 참여하는 사람의 수가 늘어났습니다.

Q2. 발상의 계기는?
새로운 잉크를 개발하던 도중, 연구가 막혀버려서 다시 개선해가며 유성의 장점과 젤(수성)의 장점을 재확인해보았습니다.
유성은 뚜렷하게 쓸수 있고, 젤(수성)은 필기감이 가볍다는 특징이 있어 이 두가지의 특징을 접목한 잉크가 있으면 어떨까 하고 생각하게 되었고, 두가지의 잉크를 섞어보기도 하였습니다.
결코 섞일 것 같지 않은 두 종류를 섞어보자는 호기심에서 시작해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가며 완성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Q3.잉크의 성질을 간단하게 말하면?
[에멀젼] 매끄럽게 빠른 속도로 쓰고싶은분에게.
[유성] 뚜렷하고 선명하게 쓰고싶은 분에게.
[저점도의 유성 (4세대 잉크)] 너무 가볍거나 미끄럽지 않게 쓰고싶은 분에게
[젤(수성)] 매끄럽고 가벼운 느낌으로 쓰고싶은 분에게.

이 모든것을 담았습니다.

Q4. 잉크의 시험횟수는?
먼저 검은색 볼펜심으로만 50종류를 시험삼아 만들어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약 100종류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모든색으로 100종류 이상의 시험작품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Q5. 개발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물과 기름을 섞으면 일시적으로는 섞이는 형태가 되지만, 곧바로 재분리 되기 때문에 계속 섞여 있는 상태를 유지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융합하는 방법으로는 물 안에 기름방울을 분산시키는 수중유적형[O/W], 기름안에 물방울을 분산시키는 유중수적형[W/O]가 있습니다.
에멀젼 잉크는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W/O형입니다. O/W형은 상품으로 만이 있는 반면, W/O형은 연구 자체가 행해지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종래에 없던 기술을 만드는 점이 어려웠습니다.

Q6.새 잉크에 맞추어 펜 닙도 개발했다?
기존의 펜닙으로는 잉크의 장점을 살릴 수 없어 펜닙도 새롭게 개발하였습니다. 에멀젼 잉크가 깨끗하게 나올수 있도록 하고, 기분 좋게 쓸수 있는 필기감을 위하여 400~500회의 시험을 거쳐 3년간 새로운 펜닙을 개발하는데 노력하였습니다.


다음은 스라리 제품 발표회장에 전시된 스라리 제품 테이블입니다.
다음은 일본판 제품 전시 테이블인지라 국내 정식 제품 테이블과 다를수 있음을 명시해 드리며,
카메라 사용에 미숙한 관계로 사진의 품질이 떨어짐을 이해 바랍니다.


전체적인 모습은 다음과 같습니다. 심경도별 / 색상별로 제품이 있습니다.
아참, 형광색 게통은 꼭 테스트 해보고 구입하세요. 개인적으로는 스라리 베이직 제품들에 비해서는 만족도가 떨어지더군요.


가장 특이했던게 바로 이것입니다.
테스트용 용지가 제품 전시 테이블에 딸려있다는것.
저기있는 사람은 '시마우만' (얼룩말남자)라고 하는데, 런닝선수냐고 물어봤더니 일본의 유명한 개그맨이라고 하네요-_-;;
귀엽지 않나요?ㅋㅋ



다만 아쉬웠던점은 끝부분이 제대로 고정이 안되어 쓸때마다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근데 한국에 들어올지는-_-;;
일본사람들의 아이디어가 여심없이 드러난 부분이였습니다~


또한 일본에서는 이렇게 테스트용 용지가 있습니다. 각자의 용도에 맞게 한번 테스트해보라는 취지로 만들어졌다는데요.
역시 생각 잘한듯.
국내에서는 대형 체인점 (아마도 광화문 핫트랙스라던지)에 아주 극소수로 들어갈것이라고 귀뜀해주시더라구요^^;


일본에서 하고 있는 (혹은 끝난?) 이벤트입니다.
두번째 있는것은 시마우만 져지라고 하는데..

탐나더군요-_-;; 한국에는 저거 안하냐고 물으니깐 티셔츠 '계획만' 하고 있으시더라구요.

실천해주세요. 저거 무지 탐나요.


그리고 단순히 물과 기름이 섞인것과 에멀젼 잉크를 체험해볼수 있는 전시물도 있습니다.
+



스라리, 제가보기에 한국에서 성공할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형광라인은.. 글쎄요..ㅠㅠ

기대되는 제품입니다. 꼭 한자루 구매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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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ndard/Pen : 2011. 1. 5. 23:08 :